강원 답사보고서_ 4. 가리왕산 알파인 스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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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0 스키장 시설 해체작업이 한창인 가리왕산 알파인 스키장 |
가리왕산은 평창동계올림픽 준비 과정에서 환경 이슈로 자주 부각 되었다. 가리왕산 중봉에는 알파인스키 경기장이 들어섰다. 가리왕산은 조선시대부터 산삼을 채취하는 산으로 지정되어 일반 백성의 출입을 통제하고 보호받던 산이었다. 2008년에는 산림유전자원 보호지역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가리왕산에는 주목, 분비나무, 피나무, 왕사스래 나무 등의 보존가치가 높은 산림생태계가 형성되어 있다(황인철. 2018). 3일 동안의 경기를 위해서 500년동안 지켜져왔던 가리왕산의 생태계가 파괴되었다.
전대욱⋅전진형(2014)은 가리왕산 스키장 건설을 둘러싼 논쟁 내용을 정리했다. 가리왕산 중봉에는 너덜지대의 ‘풍혈’이 있었다. 풍혈에서는 냉량한 바람이 흘러나와 가리왕산이 위치한 위도와 고도에서는 자라나기 힘든 북방계 식물이 다수 살았다. 스키장 건설로 풍혈이 파괴되면 아무리 복원사업을 진행한다고 한들 기존 생태계 복원은 불가능했다. 환경단체는 풍혈과 북방계 식물의 생태계를 강조하며 가리왕산 알파인스키장 건설을 반대했다. 강원도와 평창 지역주민은 IOC에서 제시한 활강스키장 조건을 내세우며 가리왕산 개발의 불가피함을 주장했다. 당시 이들이 주장한 IOC 조건에 따르면 활강스키장은 표고차가 800M이상, 평균경사도 17도 이상, 슬로프 길이 3000미터 이상을 만족해야한다. 강원도와 지역 주민들은 평창 인근에서 이러한 조건을 만족하는 지역은 가리왕산이 유일하다고 이야기했다. 올림픽 유치 과정에서 평창 인근 만항재나 전북의 무주리조트가 대체지로 떠올랐지만, 만항재는 표고차 788M로 IOC 기준에 다소 미흡했고, 남향이라 눈이 쉽게 녹는다는 이유로 개최지에서 탈락했다(한겨레, 2011년 기사). 무주리조트는 강원도가 아닌 전라북도였기 때문에 논의 대상이 아니었다. 많은 논란 끝에 희귀식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슬로프가 변경되고, 대회 개최 후 복원 계획이 세워지며 가리왕산은 나무가 베어지고 스키장이 들어섰다. 건설 과정에서 강원도가 제시했던 800M 표고차 기준은 800M 미만의 슬로프일 경우 두 차례 활강하는 방법으로 보완할 수 있다는 규정으로 상쇄될 수 있음이 밝혀 졌지만 공사는 계획대로 진행되었다.
답사로 찾은 가리왕산 알파은스키장은 입구부터 지속되어온 갈등을 관찰할 수 있었다. 텅텅 비어있는 숙소와 숙소 벽면을 따라 게시된 지역주민들의 현수막이 대조적이었다. 지역 주민들은 스키장을 그대로 보존하고 나아가 활성화해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길 원했다. 환경단체는 원래 계획대로 가리왕산이 복원되길 촉구했다.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난지 5개월이 되어가는 지금 해체공사가 진행되고 있기는 하지만 정부의 적극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2018년 6월 31일자 기사로 방치되고 있는 가리왕산알파인스키장을 꼬집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경향신문 2018년 기사). 가리왕산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 환경보존과 지역주민의 이익 사이에서 정부는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참고>
전대욱·전진형, 2014, 가리왕산 스키장 건설을 둘러싼 논쟁과 생태관광의 회복력에 대한 시스템 사고, 한국시스템다이내믹스연구, 15(3), 61-79
황인철, 2018, 평창 동계올림픽과 가리왕산의 울음, 가톨릭 평론, 13, 128-135
경항신문 기사(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07011406001&code=94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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