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답사보고서_ 5. 라파즈 한라 옥계광산의 생태계 복원 노력


그림 12 라파즈한라 시멘트 옥계광산 전경

  이우형 선생님이 신경준의 산경표를 소개한 뒤로 백두대간은 한반도를 상징하는 산줄기가 되었다. 백두대간 개념은 등산 애호가들 사이에서 확대 재생산되어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져 받아들여 지고 있다. 석회암은 한국에서 비교적 널리 분포하는 암석이다(그림 13). 석탄과 달리 석회암은 노천 상태로 채굴 가능해 경제성이 비교적 높다. 석회암 산지 곳곳에서 광산이 운영되고 있다. 그런데 여러 석회광산 중 환경단체의 비판을 유독 많이 받은 광산이 있다. 라파즈한라의 옥계광산이다. 옥계광산은 백두대간 능선을 잘라내며 시멘트를 채굴한다. 백두대간 종주가 유행이던 시절 옥계광산의 채굴 경관은 등산객들에게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옥계광산은 대중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고 다른광산들 보다 비판을 더 받았다.

그림 13 한반도의 석회암 분포

 신용철(2008)에 따르면 석회암 광산은 시멘트 생산 과정에서 많은 환경오염을 유발한다. 먼저 원석 채광 및 조쇄 과정에서 석회암을 폭파하고 잘게 부수는 작업을 한다. 이 과정에서 소음과 비산먼지가 발생해 인근 주민들에게 피해를 준다. 다음으로 열을 가해 필요한 성분을 추출하는 소성공정에서는 다량의 에너지가 소모된다. 초기에는 소성공정에는 석탄이 사용되었다. 석탄은 미세먼지 배출이 심해 최근 들어 더욱 환경문제의 주범으로 인식되고 있다. 후에는 벙커C, 폐타이어, 플라스틱 등이 소성공정의 원료로 사용되었다. 모두 환경오염물질을 배출해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 마지막으로 수송 과정에서는 시멘트의 비산먼지가 다량 발생해 인근에 피해를 끼친다. 옥계광산에는 이러한 시멘트공업에서 나타나는 환경오염과 백두대간을 잘라냈다는 상징성까지 더해졌다.

그림 14 옥계광산 복원 계획도

 라파즈한라는 환경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과감한 행보를 한다. 환경단체와 손을 잡고 파괴된 지역을 복원할 계획을 세운다. 라파즈한라의 직원인 최용호(2005)는 기업환경의 변화를 내세우며 환경운동과의 파트너십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과거 기업은 경제적 책임만 다하면 그만이었다. 오늘날 기업에는 사회적, 윤리적 책임도 요구되고 있기에 이에 대응한 기업전략의 변화가 필요했다. 사회의 기업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 불필요한 갈등이 감소하고 거래비용이 절감되는 경제적 이득도 나타난다. 이러한 배경에서 라파즈 한라는 에코 백두대간 2+ 운동을 펼치며 생태계 복원을 위해 노력했다.

 김경훈김학성(2017)은 옥계광산의 생태복원 운동 결과를 모니터링한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들에 따르면 복원사업 실시 후 10년이 지난 지금 원생태계 복원지역에는 다층구조의 수림대가 조성되었다. 그림 12는 옛 광산 입구를 따라 현재 채굴 중인 옥계광산에 최대한 근접해서 찍은 사진이다. 흰색 먼지가 날리는 길을 따라 입구에서 5분 정도 걸어 내려갈 거리인데 주변에는 나무가 울창하게 자라나고 있었다. 당시에는 원래 있던 숲이겠거니 생각했는데 어쩌면 복원으로 만들어진 숲일지도 모르겠다.
 
 
 
<참고>
김경훈·김학성, 2017, 백두대간 인접 석회석 광산의 생태복원 시험시공 - 종자파종 및 묘목
식재 실험 사례 -, 한국환경생태학회 학술발표논문집, 2017(2), 80-81
신용철, 2008, 시멘트공업 발달에 따른 환경오염과 폐광산 활용에 대하여, 한국사진지리학회지, 18(2), 95-110
이종희, 2017, 백룡동굴 개방이 동굴 내 대기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강원대학교 일반대학원 지질학과 석사학위 논문
정성래·김성호, 2004, 석회석 광산의 생태복원 기본계획 -라파즈한라시멘트 옥계광산을 중심으로-, 한국환경생태학회 학술대회지, 79-84
최용호, 2005, 기업의 파트너십 환경운동 어떻게 가야 하는가 -라파즈한라시멘트 사례를 중심으로-, 한국녹지환경디자인학회지, 1(1),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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