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춘계정기학술답사 충북 1일차
1. 대청댐
청주에서 오랜 시간 학교를 다니고 있음에도.. 대청댐이 대전과 청주의 앞 글자를 따서 지은 이름이란 사실을 오늘에서야 알았다ㅎㅎ
대청댐에 들르기 전 이창환의 '근대 이후 상운암 주민들의 수몰의 역사와 좌절의 경험'이란 글을 읽었다. 댐 건설 과정에서 지역주민들이 겪었을 고통을 간접적으로나마 이해해보기 위해서였다. 대청댐 물문화관에 들르니 수몰 전 지역주민들의 삶을 담은 사진과 글이 많았다. 당시는 지금보다 훨씬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국가정책이니 무조건 떠나야하는 상황이었을 것이다. 조상 대대로 살아오던 장소에서 갑자기 떠나야할 때 어떤 기분이었을까...
정부에서는 수몰지역에 위치한 문화재 보호를 위해 문의문화재 단지를 만들고 수몰민들이 관광자원으로 활용해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대책을 마련했다고 한다. 대통령 별장인 청남대도 대청댐 인근에 위치해있다. 후에 청남대가 개방되면서 지역주민의 관광소득 증대를 위해 입장료를 받는 곳을 청남대에서 한참 떨어진 문의면에 만들었다고 한다.. 입장권 사면서 밥도 먹고 여유 있으면 쉬었다 들어가라고.....
대동여지도는 산줄기와 물줄기가 중심이 되는 지도다. 당시 강은 생활권 형성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 식수, 생활용수 공급원이면서 중요한 교통로이기도 했다. 이런 대동여지도에 물줄기를 강조해서 금강의 수계를 표현했다. 탁월한 선택인거 같았다.
놀라웠던 점은.. 대청댐의 물이 흐르고 흘러.. 충남 최북단인 아산쪽 공업지대에 공업용수로 공급된다는 사실이다 ㅎㅎ
2. 옥천묵집
점심으로 먹었던 옥천의 묵밥집..'옥천묵집'.. 맛이 자극적이긴 했지만.. 그래도 꽤 괜찮은 맛이었다. 같이 밥을 먹었던 학생들은 도토리칼국수가 더 맛있었다고 칭찬을 했다
도토리묵은.. 충북 내륙 산간지역 화전민들의 주식이었다고 한다. 먹고 살기 힘든 시절.. 산에서 도토리를 주워 묵을 쒀 먹었다고 ㅎㅎ.. 그래서 이 묵밥은 충북의 지역성을 대표하는 음식일 수도 있다고...ㅎㅎ
가게 입구에선 도토리를 말리고 있었다. 우린 이렇게 신선한 도토리로 직접 음식을 만든다는 자신감의 표출일까? 무튼 이 도토리를 보고 음식을 먹으러 들어가니.. 좀 더 맛있고 건강하게 느껴졌다..ㅎㅎ
3. 정지용 생가
정지용의 시 '향수'에는 어렸을적 정지용이 경험했던 곡류하는 하천이 나온다~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회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여기서 회돌아 나가는 하천은... 아마 정지용이 옥천에서 보았던 곡류하는 하천이었을 것이다. 정지용은 고향을 그리워 하는 시로 유명세를 얻었는데, 사실 그가 고향에 머무른 시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고 한다. 휘문고등보통학교에 진학 후... 일본에 유학을 다녀오고 ... 쭉 서울에만 살았다고...
4. 영동 국악체험촌
난계 박연은 충북 영동군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해마다 국악축제를 열며 일반인들이 국악을 체험할 수 있는 국악체험촌도 만들었다. 지방자치의 시대에 각 지자체는 지역 컨텐츠를 특화한 여러 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런데 세금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으리으리한 규모의 건물에 얼마나 사람들이 이용할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잘 되면 좋겠지만 쉽지 않아 보였다
5. 시나브로 와이너리
영동은 국악보다는 포도와 와인으로 더 잘 알려진듯 하다. 나도 영동하면 와인이 먼저 떠오른다. 영동에서 포도재배를 하다가 살아남기 위해 와인을 시작한 선구자격인 이근용 대표. 대표님에게 영동에 정착하던 과정, 험난했던 포도농사, 와인을 시작하고 지금에 이르기까지 과정을 설명 들었다. 교수님께선 이분의 사례야 말로 매시가 이야기했던 '글로벌 장소감'을 나타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씀하셨다. 영동의 장소감이 귀농을 하며 포도를 가꾸고 와인을 만들어낸 여러 농민들에 의해 '영동 와인'으로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와인이 그러했듯 시간이 지나면 또 어떤 장소감이 영동에 자리할지 모르는 일이다. 그 장소감은 영동에 오래 지냈던 사람이 만들 수도 있고, 지금처럼 밖에서 들어와 머물기 시작한 사람이 만들 수도 있다.
젊은 소비자층을 공략하기 위해 스파클링 와인을 최근에 개발하셨다고 한다. 여기서 지리적표시제를 듣게되었다. 원래 샴페인이 탄산이 들어간 와인을 대표하는 단어였다. 그런데 지리적 표시제로 프랑스 샹파뉴 지방에서 출시된 와인 외에는 샴페인이라는 이름을 쓰면 안 된다고 한다. 그래서 이제는 스파클링 와인이라고 부른다고.
1인당 5000원의 가격에 다양한 와인을 맛보고 즐겼다
와인 맛을 잘 모르기에 즐겼다는 표현이 어색할 수도 있다~
그런데 여기 와인은 기본적으로 달아서.. 즐길 수 있었다 ㅋㅋ
와인은 신맛, 단맛, 떫은맛, 무게감으로 맛이 구성된다고 그리고 이 맛들을 구별하고 즐길줄 알아야 하는거라고 들은거 같은데
나는 글쎄... 잘 모르겠음 !ㅋ
6. 영동 산골오징어
산골오징어.. 뭔가 잘 상상이 안 되는 이름이다. 영동 산골에 오징어를 말려서 수출까지는 기업이 있다. 그래서 찾아가 보았다..ㅎㅎ
산골오징어 사장님께서 우리가 온다고 오징어를 무려 7마리나 준비해 주셨다. 오징어를 맛보며 사장님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한 학생이 영동까지 오징어를 가지고 오기엔 운송비가 많이 들지 않느냐고 질문했다. 사장님은 그건 오해라고 말씀하셨다. 오징어를 주로 부산항을 통해 들여오는데.. 거기서 속초로 가는 시간이나 영동으로 가는 시간이나 비슷하다고 말씀하셨다. 아니 오히려 짧다고.
오징어를 말리던 초창기 모습 ㅎ
지금은 실내 공장에서 건조를 한다
사장님은 세계 곳곳에서 서식하는 다양한 종류의 오징어를 직접 구해다가 말려서 맛을 보았다고 한다.
그중 아르헨티나산 오징어가 제일 부드럽고 맛이나 이를 수입해서 판매중이시다.
그래서 부산항으로 오징어가 들어오고. 국내산 오징어를 쓰지 않기에, 경부고속도로 지나는 길목에 자리한 영동은 오징어 입지에 문제가 되지 않았다.
7. 영동 와인삼겹살거리
답사 첫날 저녁은 와인삼겹살을 먹었다. 영동군에서는 와인삼겹살거리를 특화시켜 키우고자 노력하고 있었다.
굳이 삼겹살에 와인을 담굴 필요가 있을까?
고기 굽기 전 잠깐 삼겹살을 담군다고 와인 맛이 고기에 스며들까?
맛이 스며들지 않더라도 육질이 부드러워진다거나.. 뭐 그런 효과가 있을까?
고기는 맛있었다
고기 자체의 맛이 좋았기 때문이다 ㅋㅋ
블로그로 사전답사를 했을 때는.. 와인삼겹살 거리에 가게가 한두개 있는줄 알았는데 실제로 다녀오니 생각보다 많았다
그런데... 어떤 고기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일단 와인에 담궈서 팔기만 하면 와인*** 로 이름 붙여지는 모양이었다~
다음에는 와인 오리나 ㅎㅎ
지금은 상주 곶감이 아마 전국에서 제일 유명할거 같다
그런데 과거에는 영동도 곶감으로 꽤나 잘나갔다고 한다~
그 흔적을 시장에서 찾았다
'영동곶감생산자협회' ㅎㅎ
이제 영동은 와인이다~
거리 곳곳에 와인병 조형물이 넘쳐난다
개방적인 장소감
변화하는 장소감
글로벌 장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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